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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을까( 정의 언덕을 넘는 법)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을까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5/02/01 [12:02]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을까


2005년 다윗은 구속된 후 가끔 수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검의 까치방(일명 대기방)에서 수감생활을 하였다. 때는 1월의 초경이라 까치방은 매우 추웠고 분위기마저 냉랭했다. 방 한편에서는 수감자들이 낡고 얄팍한 담요를 바닥에 깔고 책을 보거나 서로 잡담을 주고받으며 수사를 받기 위해 순번을 기다리게 된다.

다윗은 긴 한숨을 몰아쉬며 지금쯤이면 엄마가 구속될 것을 알고 펄펄 뛸 아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병든 아빠는 병실에 누워있고 엄마는 감방에 갇혀있을 참담한 현실을 생각하니 아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메여 왔다.


다윗은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평소 존경하는 박완서의 소설인 ‘그 산이 정말 거기에 있었을까’ 를 읽기 시작했다. 언제나 차분하면서도 일상적인 삶을 감칠맛 나게 표현하는 박완서의 담백하고 유려한 문체에 얼었던 마음이 점차 녹아내리고 위안을 얻음으로서 엄마의 사건으로 상심하고 있을 아들도 잠시 잊을 수 있었음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교도소 정보계장은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스스로 죄를 인정하면 출소가 가능한 사건이라고 하면서 죄를 인정하라고 했다. 그런 권유 내지는 회유를 위해 정보계장은 " 언제나 답답하면 면담을 신청하라, 그러면 언제든지 자신의 방에 와서 차 마시면서 놀다 갈수 있다 " 고 했다. 그런 제안에 몇번은 작은 독방에서 정보계장하고 미팅하기 위해 자유롭에 걸어서 그것도 최고 댓빵 방에 놀러가기 시작했다. 헌데 만날적마다 죄를 시인하고 보석으로 출소하라고 권유해 내 마음이 흔들릴것 같아 면담도 포기하고, 배 깔고 독서에 빠지기로 했다.

즉, 다윗은 정말 죄가 없었고 게다가 정보계장과의 만남으로 의지와 각오가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에서 면담신청을 끝내 하지 않았다.

▲ ©사법정의국민연대

 

 

 

 

 

 

 

 

 

 

 

 

 

  

도리어 다윗은 재판장 앞에서 너무도 당당했다. 첫 공판부터 배짱 좋게 재판장을 향해 “구치소에 들어오고 보니 돈 갖다 주고 몸까지 바친다면 보석으로 석방시켜준다는데 그렇게 하면 보석신청으로 허가 할 것이냐” 라고 구치소에서 들은 사실을 폭로했고, 재판장은 놀란 어조로 “피고인이 그런 사실이 있으면 검찰에 고소를 하세요.” 라고 하자 다윗은 “그러면 공판검사에게 신고합니다. 이런 사실이 없다면 나에게 정보를 제공한 수감번호 00호자를 조사해 보십시오.” 라고 소리쳤다.

, 다윗이 수감자에게 얻은 정보로 내부 고발을 해주었으니 실은 다윗이 감방생활을 하는 것이 아닌 사법부가 감사를 받고 있는 꼴이 되었으니 차라리 다윗을 석방시켜 주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전과 조회표를 위조해 검사가 판사에게 올리면 수회차 전과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판사는 문서만보고 하기 때문에 초범으로 알고 보석으로 석방된다는 것이었다. 사건인즉 금괴사건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이고, 그 죄인은 다른 방에 수감되어 있었다. 운동시간에 만난 수감인들로부터 그러한 정보를 입수해, 그 사건을 법정에서 폭로했다.

상황이 이런 지경에 이르고 보니 다윗을 부당하게 구속한 검사까지도 해물잡탕까지 제공하면서 회유를 했으나 다윗은 “나를 부당하게 구속시킨 당신과는 절대 화해하지 않는다.” 라고 일언지하에 거부한 결과, 다윗을 무고한 자들이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않고 무혐의 처분을 했다. 만약 당시에 검사와 화해를 했었다면 다윗을 무고했던 자들은 아마도 모두 구속 되었을 것이며, 다윗은 쉽게 명예회복이 되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가족들을 희생시키면서도 결국 다윗은 ‘고‘를 외쳤고 감옥에 들어온 이상, 판검사 한두 놈 정도는 잡아가지고 나가야 된다는 신념을 져버리지 않았기에 부당하게 구속한 검사 및 허위사실을 공표한 검사 2명, 그리고 엉터리 판결을 한 판사 5명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었다.

▲ ©사법정의국민연대

아들은 엄마가 한 두 달이면 석방되리라 기대를 했었건만 다윗의 생일날인 9월 이 다가도록 석방이 되지 않았다. 아들은 상심한 나머지 9월 26일 엄마생일에 억울하고 서러운 마음에 폭음을 하고 오토바이를 타다가 벌금 50만원을 선고받게 되었고,

그 후 당시의 충격으로 인해 마약처럼 음주를 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싶어지는 버릇이 생겨 다시금 음주 후 오토바이를 타다가 적발되어 150만원의 벌금으로 약식기소 되기도 하였다.

게다가 엄마한테 야단맞을까 겁을 먹고 항소할 기간이 도과된 후 통지서를 갖다 주는 바람에 꼼짝없이 벌금을 다 물어야 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되었다. 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엄한 아빠로부터 지나치게 야단을 맞고 성장한 탓에 심부름조차 잘 못하고 미리 주눅이 들어 순간적으로 깜박하는 습관까지 생긴 아들이 엄마의 옥바라지를 하고 있었으니 그 사정은 오죽 하였겠는가.

결국 엄마의 심부름을 퀵으로 구치소로 보내는 아들의 도움으로 다윗은 10개월을 그것도 변호사도 없이 나 홀로 투쟁으로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는데 성공을 했고, 석방된 후에는 글을 쓰고 책을 내는 준비로 인해 남들처럼 그 흔한 주변의 산과 공원에도 한 번가보지 못하고 그리운 사람과도 담을 쌓고 사건들 속에서 고독하게 묻혀 살아야 했다.


▲ ©사법정의국민연대

다윗은 사법피해자가 된 후 처음으로 집 주변에 있는 인왕산에 간적이 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근사하고 아름다운 산이 있었음에도 사법의 굴레에 갇혀버린 사법피해자에겐 그 산은 너무나 멀리 있었고 보이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런 던 중 같은 아픔을 나눈 피해자가 사무실 가까이 이사 온 후 인왕산 산행을 함께 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상처도 어느 정도 치유될 것이라는 권유를 받고 있던 차에 봄이 다갈 무렵 혼자서 처음으로 산에 올랐다.


인왕산은 보기와 달리 너무나 등산하기 좋은 환경이었고 등산코스 역시 잘 조성되어 있었으나 유감스럽게도 이미 진달래는 물론 철쭉까지 시들어 사라지고 있었다. 너무 가까이에 이렇게 아름다운 산이 내 옆에 있었으나 그러한 산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것은 비록 다윗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

게다가 덕수궁 옆 정동극장과 문화방송국이 있었던 정동거리 마저도 사무실 근교에 위치해 있었지만 사피자가 되기전에는 가족과 함께 음악회와 연극공연을 관람했던 그 정동길 마저도 집 근교에, 그것도 사무실에서 몇 발작만 가면 아름다운 문화의 숨길이 내시고 있는 정동길이 있고, 이어 덕수궁으로 이어 진다. 그리고 오랜 세월동안 바라보고 있는 골리앗의 큰집도 그 옆에 있다. 그러나 그 큰 집만 바라봐도 숨이 막힐것 같아 나도 모르게 그 산을 스스로 외면하고 무기를 만드는 일에만 열중했는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다윗은 동갑내기 피해자 회원과 함께 실로 수년 만에 덕수궁 돌담길을 마음 편하게 걸으면서 비로소 생각했다. 결코 15년의 세월동안 공권력과의 투쟁은 헛된 것이 아니었다. 그들만큼 배움도 없는 다윗이 그들을 단죄할 수 있는 능력과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것에, 그리고 그 고통과 인내는 사법부를 개혁하고 이 나라를 정의로운 법치국가가 되도록 하는데 불씨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에 용기가 났다.

진정 하늘 우러러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고 열심히 살았노라 다짐하며, 고고하고 도도한 판검사 나리들이 어떻게 사기를 치는지를 철저하게 입증하리라 거듭 다짐했다.

그리고 다윗은 이제 마지막 남은 조약돌을 던져 골리앗을 쳐부수고 법과 양심을 팔아먹는 위선자들을 기필코 처단하리라고.......... 멀리 우뚝 선 건물사이로 푸른 하늘아래 묵묵히 솟아 있는 산이 보이고 사람들은 어디론가 향해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다윗은 생각했다. 그 산에 다시 오르겠다고, 그리고 그 산이 지금도 그곳에 있는지를 반드시 보아야겠다고.....

2008. 5

사법정의국민연대 집행위원장 조 관순

▲ © 사법연대

 

▲ © 사법연대

 


 

 

 

 

 

 

 

 

 

 

 

 

 

 

 

 

 

▲ ©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5/02/01 [12:02]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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