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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윤석열…법원이 손들어준 이유( 판사가 죄 없다고 만들면 되는 이유 )
돌아온 윤석열…법원이 손들어준 이유
사법연대 기사입력  2020/12/25 [22:20]

돌아온 윤석열…법원이 손들어준 이유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댓글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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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정직 2개월’ 집행정지 인용 왜?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처분의 효력이 정지된 24일 저녁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불이 켜져 있다. 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처분의 효력이 정지된 24일 저녁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불이 켜져 있다. 연합뉴스

승소 가능성 감안, 본안소송 선고 후 30일까지 효력 정지
재판부, 사안 중대성 고려해 ‘2차 심문’ 후 신속하게 결정
추미애, 법원서 두번째 패배…‘무리한 징계’ 비판받을 듯

윤석열 검찰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정직 2개월의 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낸 집행정지 신청을 24일 법원이 인용하면서 윤 총장은 즉시 직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가량 윤 총장의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2차 심문을 진행한 뒤 오후 10시쯤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지난 16일 신청인(윤 총장)에 대해 한 2개월의 정직 처분은 이 법원 징계처분 취소청구의 소 사건의 판결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징계를 취소해 달라는 본안 행정소송도 냈다. 재판부는 본안소송의 판결이 선고되는 날부터 30일 뒤까지 징계 효력을 정지했다. 당초 윤 총장은 본안소송의 대법원 확정 판결 때까지 효력 정지를 신청했지만 재판부는 1심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의 효력 정지만 인용하고 나머지는 기각했다. 1심 판결 선고가 윤 총장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7월 이후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윤 총장은 사실상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통상 집행정지 신청 사건은 심문 뒤 결정까지 1~2주가 걸리지만 재판부가 이날 2차 심문 직후 신속하게 결정을 내놓은 것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징계 사유 4개 중 3개 “소명되지 않는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 총장의 징계사유로 인정한 혐의는 모두 4개다.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작성·배포, ‘검·언 유착 의혹 사건’ 감찰 방해와 수사 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 등 위신 손상 혐의다. 재판부는 ‘감찰 방해’ 혐의를 제외한 다른 혐의 3개는 징계사유로 인정할 만큼 소명되지 않았고, 4개 혐의 모두 정확한 판단을 위해선 본안재판에서 더 심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증명'은 법관이 확신하게 하는 것, '소명'은 법관이 확실하다고 추측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추 장관은 판사들의 개인정보와 성향을 수집한 ‘재판부 분석’ 문건이 ‘판사 불법사찰’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문건에 대해 “악용될 위험성이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부적절하고 차후 이와 같은 종류의 문건이 작성돼서는 안 된다고 판단된다”면서도 “피신청인(법무부)은 문건이 재판부를 공격하거나 우스갯거리로 만들 목적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하지만 소명자료만으로는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검·언 유착’ 의혹 사건에 연루된 자신의 측근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켜 방해하고, 대검찰청 부장들의 반대에도 전문수사자문단을 소집해 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감찰 방해 혐의에 대해 “윤 총장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의 조치가 현저히 부당하다는 이유 없이 중단하라고 지시해 감찰 방해 징계사유는 소명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한 감찰부장이 감찰을 개시할 때 대검 감찰위 또는 소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점 등에 비춰보면 윤 총장이 한 검사장에 대한 신속한 감찰·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중단 지시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본안재판에서 충분한 심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수사 방해 혐의에 대해 “윤 총장이 사건을 자문단에 회부하도록 지시한 사실은 소명되나 대검 부장회의에 수사지휘권을 위임했다가 철회한 행위는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범위 내로 보이므로 징계 사유는 소명이 부족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지난 10월 대검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사회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방법을 생각해보겠다”고 발언한 것이 정치 참여로 해석될 수 있고, 자신을 차기 대선주자 유력 후보로 삼는 여론조사가 있는데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검찰총장의 위신을 손상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윤 총장이 말한 ‘봉사’는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이 발언을 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신청인의 발언을 정치활동에 대한 의사표시로 인식하는데 고의·과실이 있음을 뒷받침할 소명자료가 없고, 차기 대선주자 유력후보로 삼은 여론조사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참고 견딜 수 없는 손해” 윤석열 주장 인정

재판부는 정직 처분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는 윤 총장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는 ‘긴급한 필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와 더불어 행정처분의 집행정지 요건이다.

윤 총장 측은 “윤 총장 개인의 손해뿐만 아니라 검찰 조직 전체와 사회 전체의 손해가 함께 연결돼 있으며 법치주의가 훼손돼 손해가 중대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검찰총장의 법적 지위와 윤 총장의 임기 등을 고려하면 금전으로 보상할 수 없는 손해 또는 금전 보상으로는 당사자가 참고 견딜 수 없는 경우의 손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징계 처분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에 대한 보복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윤 총장 징계가 검찰 전체나 사회 전체의 손해로 이어진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손해를 예방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였다. 윤 총장 측은 “징계를 받은 검찰총장으로서 정직 2개월 후에 복귀해도 그 위상의 실추로 인해 지휘감독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어 식물총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윤 총장에게 잔여임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식물총장이 된다는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면서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무부 측의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무부 측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행정부 일원인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권의 행사이기 때문에 신청이 인용되면 행정부의 불안정과 국론의 분열 등으로 공공복리가 침해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법무부의) 주장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고, 자료만으로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린 16일 오후 윤 총장이 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권도현 기자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린 16일 오후 윤 총장이 차량을 타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들어가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의결정족수 못 맞춘 징계 의결은 무효”

재판부는 징계에 ‘절차적 흠결’이 있었다는 윤 총장 측의 주장도 일부 받아들였다. 징계위가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채 기피 의결을 했고, 이런 위법한 절차로 이뤄진 윤 총장의 징계 의결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징계위의 징계 의결은 의결에 참여할 수 없는 기피신청을 받은 위원들의 참여 아래 이뤄진 것으로 의사정족수에 미달해 무효”라며 “징계처분 절차에 징계위원회의 기피신청에 대한 의결과정에 하자가 있는 점을 보태어 보면 윤 총장의 본안청구 승소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돌아온 윤석열…법원이 손들어준 이유

윤 총장 징계위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 5명의 참석으로 진행됐다. 윤 총장 측은 신 부장을 제외한 4명에 대해 기피신청을 했다.

검사징계법 제17조 제4항은 ‘위원회는 기피신청이 있을 때에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기피 여부를 의결한다. 이 경우 기피신청을 받은 사람은 그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재적위원 7명의 과반수는 4명이기 때문에 재적위원 과반수인 4명 이상이 출석해 기피 의결해야 한다. 윤 총장 측인 이 차관과 심 국장에 대해 공통 사유로 기피신청하자 징계위는 두 위원을 퇴장시킨 후 나머지 위원 3명으로 의결을 진행했다. 심 국장은 각 위원에 대한 개별 기피의결을 앞두고선 스스로 회피해 위원에서 빠졌다. 나머지 위원 4명은 자신에 대한 기피의결에서만 퇴장하고 다른 위원에 대한 기피의결에는 번갈아가며 참여했다. 재판부는 이런 의결들은 3명이 참여해서 한 의결이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기피신청 의결 정족수를 제외하면, 윤 총장 측이 주장한 다른 검사징계 절차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모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위원장이지만 징계청구 당사자라서 위원으로 참여하지 못한 추 장관이 정 원장을 징계위원에 위촉하고 위원장 직무대리를 맡긴 것, 심 국장이 회피하기 전에 기피의결에 참여한 것, 징계기록 일부와 징계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것 등이 모두 적법하다고 봤다.

■돌아온 윤석열 “헌법·법치·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

윤 총장은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17일 정직 처분된 지 일주일 만에 직무에 복귀했다. 추 장관이 지난달 24일 ‘판사 불법사찰’ 등 6개 혐의로 윤 총장의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정지를 명령한 지 꼭 한달 만이다. 윤 총장은 법원의 인용 결정 직후 “사법부의 판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법원이 지난 1일 직무정지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을 때도 일주일만에 복귀했지만,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지난 16일 정직 2개월을 의결해 다시 직무가 정지됐다. 이날 법원의 인용 결정으로 추 장관은 직무정지 사건에 이어 두 번이나 법원에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셈이 됐다. 추 장관은 절차를 어겨가며 무리한 징계를 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입력: 2020/12/25 [22:20]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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