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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통령부터 검사까지…검찰수사 중 비극 '악순환'
전 대통령부터 검사까지…검찰수사 중 비극 '악순환'
사법연대 기사입력  2019/12/07 [22:03]

 

▲     ©사법연대

 
TF이슈]
대통령부터 검사까지…검찰수사 중 비극 '악순환' (더팩트, 2019.12.03)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19-12-03 16:31
 

전 청와대 특감반원 숨진 채 발견…"검찰 수사 전반 견제 장치 필요"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검찰 수사대상에 올랐던 이들의 사망 소식이 연달아 전해져 파장이 크다. 조국(54) 법무부 장관 가족펀드 논란과 관련해 약 6시간 검찰 수사를 받았던 금융계 참고인이 지난달 29일 숨진 채로 발견됐다. 1일에는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관한 2차 검찰 조사를 앞둔 수사관 A 씨의 비보가 전해졌다. 구체적인 사망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검찰 수사 중 피의자나 참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가 매년 반복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직 대통령·대기업 회장도 못 이겨


검찰 수사 중 일어난 비극의 대표적 사례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2008년 2월 임기를 마친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74) 전 태광실업 회장이 친노 인사를 포함한 정계 인사들에게 로비 목적으로 뇌물을 건넸다는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 의혹에 휩싸였다.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은 물론 동생 노건평(77) 씨와 부인 권양숙(72) 여사, 아들 노건호(46) 씨까지 조사를 받은 끝에 2009년 4월 노 전 대통령 본인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은 그후 1개월 만인 5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기업 회장도 수사의 압박을 견뎌내지 못 했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2003년 8월 종로구 계동 현대 사옥에서 몸을 던져 55세로 생을 마감했다. 정 회장은 투신 이틀 전 12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대북송금' 특검 조사 후 재판과 함께 현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추가 검찰 조사를 치르던 중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누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군 실세였던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도 2018년 12월 '국정농단' 수사 도중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이 전 사령관은 기무사에 세월호TF를 만들어 유족의 동향을 감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기각됐다. 영장심사를 받기위해 출석할 당시 수갑을 찬 것도 자존감에 상처를 줬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로부터 3일 뒤 비보가 전해졌다.


◆'구속 압박'에 세상 등졌던 피의자들


검찰은 피의자 혐의가 중대하거나 증거인멸·도주 우려가 있을 때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영장 발부를 결정하는 법원의 구속 전 심문(영장실질심사) 절차가 남아 있지만 수사 끝에 인신구속의 갈림길에 선 피의자는 영장 청구가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심문을 앞두고 벌어진 안타까운 일도 적지 않다.


이명박 정부 당시 250억여 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2015년 4월 9일 주검으로 발견됐다. 기자회견에서 억울함을 토로한지 하루 만이었고 같은 날 오전 구속 전 심문을 앞둔 채였다. 성 전 회장은 같은 달 3일 검찰 조사를 마친 후 괴로운 심경을 토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계 인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드라마 '모래시계'와 '여명의 눈동자' 등을 연출한 김종학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드라마 '신의' 출연료 미지급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구속 전 심문이 예정된 2013년 7월 23일 김 감독은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A4 용지 4장 분량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은 변호인 입회하에 적법한 신문과정을 거쳤다고 해명했지만, 애초 경찰이 검찰을 의식해 김 감독의 유서 내용을 "가족에게 미안하다" 정도로 축소해 발표했다는 논란이 겹치며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     ©사법연대

 


◆자녀 앞 압수수색 당한 검사의 충격


강제수사 방식 중 하나인 압수수색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14년 7월 23일 철도 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같은 해 5월말 공단 본사와 납품업체부터 김 전 이사장의 주거지 등 40여 곳에 검찰 수사 인력 100여 명을 동원해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주거지 압수수색에 이어 6월에는 같은 혐의로 구속 전 심문을 앞둔 공단 간부가 극단적 선택을 하며 김 전 이사장은 심적 부담감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수사를 지휘했을 검사에게도 검찰 수사는 괴로운 일이었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던 변창훈 당시 서울고검 검사는 2017년 11월 수사 도중 목숨을 끊었다. 변 전 검사는 이른 아침 자녀와 함께 있던 주거지에서 압수수색을 당한 후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59) 검찰총장은 지난 7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변 검사에 관한 질의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검사도 견디기 힘든 수준임을 반증하는 사례다.


검사는 물론 경찰도 비극의 주인공이 됐다. 2014년 12월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서울경찰청 소속 최모 경위가 대표적이다. 당시 최 경위는 숨지기 전 친척과 통화에서 "검찰 수사는 퍼즐 맞추기에 불과하다"고 억울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자택 압수수색을 당했으며 극단적 선택 하루 전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으나 기각되기도 했다.


1일 숨진 채 발견된 검찰수사관 A 씨는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을 놓고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고인은 비극적 선택을 하기 전 A4 9장 분량의 유서를 부인과 자녀, 형제와 친구에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총장에게 "우리 가족을 배려해 달라"는 취지의 유언을 남긴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청와대가 전한 청와대 근무 당시 동료와 검찰 수사 후 통화에서는 "내가 앞으로 힘들어질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남겼다고 한다.


형사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까지 검찰 수사 중 유명을 달리한 사람은 90명에 이른다. 인권 전문가 사이에서는 검찰의 무리한 압박수사가 비극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감시할 제도적 장치를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수사란 어디까지나 재판에 넘겨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전 단계인데 재판을 받기 전부터 수사대상이 목숨을 끊는다는 건 사실상 즉결처분이나 다름없다. 매년 비극이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고인이 평소 나약한 성품이었다거나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이유를 댈 문제가 아니다"라며 "검찰 수사로 한 때 제 식구였던 검사까지 목숨을 끊은 일도 발생한 이상 검찰 수사 전반을 견제할 장치가 시급하다. 나아가 강제수사부터 영장청구권, 기소권까지 가진 검찰 권한을 분산해야 할 필요성도 대두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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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2/07 [22:03]  최종편집: ⓒ yeslaw.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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